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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또깡 작성일20-12-05 11:56 조회2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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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애용했던 크리스티앙 디올의 '레이디 디올백'. 디올 트위터 제공
프랑스 명품업체 크리스티앙 디올의 '레이디 디올백'. 최근 또 가격이 올라 620만원에 달할 만큼 고가이지만 국내에서 결혼용 예물백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방은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살아 생전 자주 착용했던 클래식한 디자인의 핸드백이다.

디올은 여성스럽고 우아함을 앞세운 브랜드다. 루이비통이나 에르메스, 샤넬, 구찌 등 승승장구하는 다른 명품 업체들과는 대조적으로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랬던 디올이 최근 몇 년 전부터 분주하다. 유통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단연 적극적이다. 중국인들을 위해서라면 현지화에 주저하지 않는 등 중국 시장을 겨냥한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디올이 과감해졌다.
중국 향한 디올의 끝없는 구애

위챗에서 한정판 레이디 디올백을 '완판'시킨 디올. 위챗 캡처
8360만명. 디올이 2021년 봄·여름 콜렉션에서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동원한 중국 소비자들의 규모다. 디올은 최근 개최된 연례 행사인 싱글스데이 쇼핑 페스티벌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10월13일엔 디올의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한정판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글로벌 명품업체가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 이벤트 전용 콜렉션을 출시한 것은 디올이 처음이었다.

사실 디올이 중국에 '구애'를 보낸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5년 디올은 명품업계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한정판 레이디 디올백을 판매했는데 2만8000위안이었던 이 가방은 하루 만에 품절됐다. 특히 위챗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제공했고, 디올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중국 맞춤형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성까지 보였다.

자신감을 얻은 디올은 2018년 위챗에서 명품업계 최초로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시작했고, 같은 해 명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틱톡)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최근엔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많이 하는 '중국판 유튜브'격인 빌리빌리까지 진출했으며 지난 6월엔 티몰에 공식 입점했다. 다만 티몰에선 화장품과 향수 등만 판매하고 있다. 디올은 중국에서 그 어떤 글로벌 기업보다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품에도 '중국 패치'를 했다. 지난 5월 디올은 중국 소비자들이 핸드백에 이름 등 한자를 새길 수 있는 토트백과 디올캠프 핸드백을 중국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또 디올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디올옴므 점퍼는 5540위안(840달러)이지만 매일 15.18위안(2.40달러)씩 결제하는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12개월 동안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명품 잠바"라는 게 디올 측의 설명다.

이 같은 중국을 향한 구애는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크리스티앙 디올 그룹은 21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명품 전문매체 징데일리는 "디올에게 중국은 돈벌이, 즉 캐시카우가 되는 시장"이라면서 "디올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그 어떤 명품 브랜드보다 가장 적극적이다"고 보도했다.
회장 딸이 힘 실어주는 디올

600만원이 넘는 디올의 레이디 디올백. 디올 제공
디올은 1947년 설립된 프랑스의 최고급 명품 브랜드다. 코코 샤넬과 어깨를 견주었던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이 설립했다. 주력 분야는 잡화와 화장품, 옷 등이다. 디올은 LVMH(루이비통모엣헤네시) 그룹에 속해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가 설립한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LVMH는 루이비통, 디올, 지방시 등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파리 증시 시가총액 1위다.

현재 루이비통 부사장으로 근무 중인 베르나르 회장의 큰 딸인 델핀 아르노의 디올 사랑은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델핀 아르노는 2001년 디올 집행위원회에 합류했다. 2008년엔 디올 부사장에 임명돼 2013년 8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루이비통으로 자리를 옮겼다.

디올은 10여 년간 본인이 직접 관여한 브랜드인 만큼 애정이 각별한 데다 디올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속한 의사 결정에도 적극적이다. 베르나르 회장 역시 장녀 델핀을 크게 신뢰해 디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지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LVMH그룹에서 효자 역할을 한 것은 디올과 루이비통이었다. 특히 패션&가방 부문은 루이비통과 디올을 중심으로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매출이 늘며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했다. 3분기 LVMH의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보다 13% 늘었다. 이같은 선전 덕분에 LVMH는 3분기 만에 두 자릿수 매출 하락세를 벗어났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이후에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행이 재개되면 면세 수요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호재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디올은 만약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더라도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견고한 실적을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VMH는 오프라인 매장 폐점에도 온라인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며 3분기 119억6000만유로의 매출을 냈다. 작년 동기보다 10% 가량 줄었지만 2분기에 비해서는 53.3% 증가했다.
자존심 버리고 사과도 재빨리

강의에서 대만이 표기되지 않은 중국 지도를 사용한 디올. 웨이보 캡처
디올은 이처럼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자칫 물거품이 될 뻔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디올이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 '드림 인 디올' 현장에서 대만이 표기되지 않은 중국 지도를 사용했다가 격노한 중국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것이다.

현장에 있던 중국인 학생은 "왜 중국 지도에 대만이 빠져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디올 측은 "지도가 너무 작아 대만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질문을 던진 학생이 재차 "대만보다 큰 하이난섬은 보인다"라고 반문하면서 현장 직원들이 진땀을 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소셜미디어는 들끓었다. 의도적으로 대만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난이 폭주하자 디올 측은 다음날 새벽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사과 성명을 게재했다. 신속한 대처였다.

디올은 성명에서 "(대만이 빠진 건) 직원의 실수"라면서 "우리는 항상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라고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이어 "디올은 중국의 친구이며 14억 중국인들의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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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후 변화 실험에 인접 국가 기상 변화 우려
인도 1.5배 550만㎢ 지역에서 기후 변화 실험
적절한 조정 실패시 주변 국가에 피해 우려


지난 2018년 중국이 티베트 고원에 설치된 인공강우 공장의 굴뚝.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이 2025년까지 550만㎢에 달하는 지역에서 기후 변화 실험을 대폭 확대해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중국의 기후 변화 실험이 자국 내의 문제가 아니라 인접 나라의 기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파워볼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재해 구호, 농업 생산, 산림과 초원 화재에 대한 대응, 이상 고온이나 가뭄 대처 등 안전위험에 대한 종합 예방 대책 개선을 위해 550만㎢에 걸쳐 인공강우나 인공강설 실험을 실시해 ‘기후 변동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550만㎢는 인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구름에 비를 뿌리는 씨앗인 요오드화은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한 바 있다. 중국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에 다양한 기후 변화 프로그램에 13억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주요 농업지역인 중국 서부 신장 지역의 우박 피해를 7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프로그램이 국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지만 중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 대만대 연구진은 지난해 연구에서 중국이 기후 변화 활동의 적절한 조정에 실패하면 다른 나라에 내릴 강우를 뺏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중국은 논란이 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데 있어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증거와 정치적 정당성은 논쟁이나 논의의 대상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이 기후 변화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 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반사입자를 대기에 심는 실험 등을 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인도 카르나타카 고등교육원 기후전문가 다나스리 자야람은 “규제 없이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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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안내견 출입거부 목격담. 사진=인스타그램
롯데마트 안내견 출입거부 목격담. 사진=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슈팅스타는 한 주간 화제를 모은 인물, 스타를 재조명합니다.
최근 롯데마트 잠실점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을 받고 있는 강아지의 출입을 막아 논란인 가운데 스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네티즌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롯데마트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훈련 중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고 언성을 높였다는 목격담을 게재했다.

목격자는 “(직원이) 다짜고짜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며 언성을 높였다”면서 “강아지는 불안해서 리드줄을 물고, 데리고 온 아주머니는 우셨다”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예비 장애인 안내견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강아지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는 장애인 안내견 교육용 주황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는 “입구에서는 출입을 승인해줬는데 중간에 문제가 생겼다면 정중히 안내를 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밖에 안내할 수가 없는지 안타까웠다”고 했다.

해당 글에 수많은 네티즌과 몇몇 스타들은 “예비 안내견 출입제한은 위법”이라며 롯데마트를 거세게 비판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롯데마트 측은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고 동일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대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불매 운동’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셀럽들도 분노 “안내견은 장애인 생명줄”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애인 안내견 조이. 사진=tvN‘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애인 안내견 조이. 사진=tvN‘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지난 8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안내견 조이는 어떤 편의에 의해서 같이 다니는 존재가 아니다. 가족이고 친구고 제 몸이다. 또 조이는 내 몸처럼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장애인에게 안내견은 일반적 애완견이 아닌 ‘생명줄’과 같다.

롯데마트 장애인 안내견 논란에 연예계 많은 스타도 목소리를 내 이목을 모았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침부터 기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안내견이 조끼도 입고 있는데 꼬리가 처져 있고 봉사자분은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얼마나 모욕감이 드셨을까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안내견은 일반 애완견이 아니다.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들의 눈이 되고 지팡이가 돼주는 생명줄이다”며 “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우리 모두의 따뜻한 시선과 존중, 무엇보다 기업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 이청아는 정선아의 게시물에 “맘 아프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축구 선수 김영광과 가수 조권, 전효성도 “진짜 어이가 없네. 내가 저 장소에 있어야 했는데”, “미쳤나 봐. 진짜 제정신이야?”, “아침부터 속상하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내견이 먼저 배변실수해서..” 롯데마트 ‘해명도 거짓말’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지정된 전문 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롯데마트는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거짓말 해명을 해 논란을 키웠다.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 매체에 “안내견의 입장을 제재하지 않았다”며 “안내견이 매장 내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소란이 있어 매장 관계자가 말을 하던 중 화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처음에는 안내견 출입을 허가했지만 점포 내에 있었던 고객들이 “비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다닌다”며 항의하자 매니저가 “데리고 나가달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자원봉사자도 “정당한 퍼피워킹 중이다”라고 말했고 사람들이 큰 소리로 싸우자 안내견이 놀라 식품 판매 코너에서 분뇨를 배출했다.

롯데마트 거짓말 해명에 누리꾼들은 “상식 없는 고객에 상식 없는 마트다”, “고객들이 항의하더라도 그 고객들한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법인데 왜 소리를 지르냐”, “얼마나 무섭고 놀랐으면 오줌을 지렸을까”, “안내견이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비난은 불매운동으로.. ‘사회적 인식개선이 우선’

롯데마트 안내견 논란에 롯데 불매운동. 사진=인스타그램

롯데마트 안내견 논란에 롯데 불매운동. 사진=인스타그램


결국 롯데마트는 이번 논란으로 과태료 200만원을 물게 됐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에 과태료를 올리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라는 목소리를 냈다. 일부 고객들은 “무성의한 사과”라며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롯데카드를 자른 인증 사진과 함께 ‘롯데불매’, ‘NO롯데’ 등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올라왔다. 롯데 관련 제품을 불매한다는 ‘NOTTE’(NO+LOTTE) 포스터는 다수 게재됐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안내견에 대한 낮은 시민의식이다. 이에 캠페인과 공익광고 등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측은 1일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후진적 인식을 만천하에 보여준 만행이자, 평소에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소수자를 어떤 시선으로 보아왔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이러한 일이 롯데마트에서만 벌어질까”라며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한층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안내견 출입과 관련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령에서는 안내견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안내견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인식 개선을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음식점에서 “출입이 안된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각 장애인 안내견. 사진=JTBC

음식점에서 “출입이 안된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각 장애인 안내견. 사진=JTBC


정시내 (jss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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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돈 잃어버렸다” 말한 뒤 허위 분실 신고 위해 지구대 찾아
경찰, 돈의 출처 명확히 밝히지 못해 ‘촉’ 발동
돈을 분실했다며 경찰에 허위 분실 신고를 한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검찰에 넘겨졌다. 사기범은 보이스피싱을 통해 가로챈 돈을 조직에 송금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할 목적으로 지구대를 찾아 허위 분실신고를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허위 분실 신고를 위해 평화지구대를 찾은 보이스피싱 사기범. /연합뉴스

전북 익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A(33)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5시 20분쯤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를 찾았다.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경찰에게 “가방에 돈을 넣어 놓았는데 사라졌다”며 돈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A씨가 분실한 금액은 2500만원.

경찰은 A씨와 함께 즉시 분실지점으로 출동했다. A씨가 추정하는 분실지점은 익산시 평화사거리부터 농협까지 약 800m 거리였다.

그러나 분실물 수색 과정에서 경찰은 A씨에게 수상함을 느끼게 됐다. 돈의 출처 등의 질문에 A씨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A씨는 분실한 돈이 “재직 중인 회사 공금”이라 말했지만,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해당 회사는 폐업한 지 오래였다. 이에 경찰은 A씨를 집중 추궁했고, A씨의 휴대전화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령을 받은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발견했다.

A씨는 그제야 “피해자에게 받은 돈을 잃어버렸다고 조직에 보고한 뒤 사용하려 했다”면서 “경찰에 신고 이력을 남기기 위해 허위 분실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만원권 다발로 2000여만원을 잃어버렸다는데, 행색과 명확하지 않은 답이 수상했다”면서 “모텔방에서 보이스피싱을 통해 누군가에게 송금받은 2500만원도 회수했다”고 말했다.

[정성원 기자 jeongs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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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그림책 작가들의 ‘돌파하는 힘’
(5) 고정순

링 위에서 두들겨 맞는 권투선수
손바닥이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
불러주는 사람 없어 사라진 아이
‘그림책 출판 어둠 담당’이래요

난독증·학습 장애·중증의 질병
붓과 손 동여매고 그림 그리기도
고통이 내게 무얼 가르치나 생각
“코너에 몰릴 땐 팍 웃어버려요”

고정순 작가의 작업실이자 집인 서울시 은평구 아파트는 미니멀리스트의 집처럼 세간이 매우 적고 정리정돈이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거실에는 테이블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매일 화구를 들고 나와 이 자리에서 작업하고 마치면 다시 모든 재료를 깨끗하게 정리해 수납한다. 매일 아침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게 한 아버지 덕에 생긴 습관이다. 워낙 잠이 없어서 하루에 두세시간 정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늘 작업을 한다. 매일 루틴을 철저히 지켜서 자칭 별명이 ‘칸트’다. 작가 뒤에는 작업 중인 차기작 원화가 놓여 있다. 인간에 의해 지구에서 고통받는 여러 동물을 향한 미안함을 담은 책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산불에 희생된 코알라를 기리는 작품도 들어가 있다. 해란 작가파워볼


철학자 세네카가 말했다. “우리를 눈물로 몰아가는 것들에 대해서는 웃음, 그것도 많은 웃음이 올바른 대응법이다.” 좋은 말씀이다. 하지만 반문이 든다. 눈물 나게 괴로운데, 웃으라니요. 사람 마음이 어떻게 그래요? 원망스럽고, 화나고, 미워하기 마련이에요.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어요?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은 이에 대한 대답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가드를 올리고>의 무명 권투선수는 링 위에서 흠씬 두들겨 맞는 중이다. 총 44쪽의 본문 중 40쪽이 맞는 장면이다. <철사 코끼리>의 소년 ‘데헷’은 사랑하는 아기 코끼리 ‘얌얌’을 잃었다. 고철을 주워 철사 코끼리를 만들고, 손바닥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될 때까지 끌고 다닌다. <나는 귀신>의 아이는 가정과 학교에서 모두 소외되었다. 불러주는 사람, 보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점점 사라져간다.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의 산양은 쇠락해가는 몸을 바라보다 죽을 날이 다가왔음을 직감하고, 죽기 딱 좋은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웃을 일 없는 사건의 연속’. 인터뷰 준비를 하며 드문드문 목격한 고정순 작가의 생애 역시 그래 보였다. 쪽방촌과 성매매 집결지를 이웃에 둔 영등포 무허가 흙집에서 보낸 유년기, 난독증과 심각한 학습 장애, 화실비 대신 청소를 해주며 오후반 수업을 들은 직업학교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했던 오만가지 아르바이트, 난방시설이 없거나 싱크대 옆에 변기가 붙어 있는 작업실을 전전한 20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7살에 드디어 평생 헌신하고 싶은 꿈―그림책 작가―을 발견했지만, 중증의 다발성통증증후군 진단을 받게 되었다. 합병증을 일으키는 독한 약을 먹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었다. 붓을 손에 동여매고 그림을 그렸다. 빚을 갚으려고 홍대 골목을 돌며 그림을 팔았다. 어렵사리 계약해 준비하던 책은 인쇄를 앞두고 출판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엎어졌다. 데뷔까지 12년이 걸렸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울어 마땅한 그와 그의 주인공들은 기어코 웃는다. 자꾸만 쓰러지는 사람이 자꾸만 일어나 옅게 웃는다. 고단한 내력을 투명하게 비추는 시리고 아린 웃음. 인터뷰 내내 맞은편에서 빛의 세례가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지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에게 스며 나오는 존엄의 빛이었다.


고정순 작가. 사진 해란 작가


버려진 상처와 장애 가진 아이들

―작가 소개에 자주 나오는 문장이 있습니다. ‘글로 쓸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으로 그릴 수 없는 이야기를 글로 쓴다.’ 자기표현 도구를 두가지나 가진 셈인데, 뜻밖에도 유년기에는 난독증과 학습 장애를 겪으셨다고요.

“저는 인식 체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숫자나 단어는 암기를 너무 못하는데, 풍경이나 정서는 아주 세밀하게 기억해요. 학교에서 나머지 공부 하기 일쑤였고, 빨리 글을 떼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아예 글자를 읽지 못하는 상태가 된 적도 있어요. 우울한 성향에 잘하는 것 하나 없고, 벌레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니 부모님 걱정이 크셨지요. 그리고 제가 보고 느낀 사실을 이야기하면 어른들 입장에서는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 때가 많았어요. ‘거짓말하지 마라’라는 훈계를 늘 들었지요. 그러면 기가 죽어 한참 입을 닫았고요. 내 안의 느낌을 설명할 언어가 없었어요.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죠.”

―자기표현 방법을 깨친 계기가 있나요?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그때부터 일기를 썼어요. 학교보다 일기가 더 좋았어요. ‘오늘은 재밌었다’라고 한 획 한 획 쓰면 ‘아, 내가 재밌었구나’ 하면서 저의 감정을 다시 인지할 수 있었는데, 감겨 있던 눈이 떠지는 것처럼 마음이 환해졌지요. 그때부터 뭐든 끼적이는 걸 좋아했고, 중학교에 올라가 시를 만났어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늘 갑갑했던 제 안의 여러 느낌이 시의 세계에서는 편안하게 수용되는 것 같았어요. 한참 후에 그림책을 알았을 땐 저에게 꼭 맞는 언어를 찾은 느낌이었고요.”

―‘그림책 출판계의 어둠 담당’이라는 농담을 즐겨 하실 정도로 작가님 책에는 슬프고 아픈 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나는 귀신>에서는 가정 폭력 피해자 어린이를,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희생하는 소방관을 불러냈습니다. <아빠는 내게 지켜줄게>의 ‘아빠’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이고, <점복이 깜정이>의 두 주인공은 버려진 상처와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오랫동안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며 가졌던 제 안의 외로움과 소수성 때문일 거예요. 비슷하게 외로운 존재가 있으면 알아봐주고 싶어요. 단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알아봐주면 누군가는 살 수 있거든요. 개인의 아픔이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는 경우도 많지요. 그럴 때는 정확하게 현실을 알리고 ‘우리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면 어때요?’ 권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어요. <철사 코끼리>에서 주인공 ‘데헷’은 자신을 아프게 하던 철사 코끼리를 용광로에 녹여서 아름다운 종을 만드는데요. 슬픔과 고통을 다른 의미로 승화한 장면이에요. 살면서 시련과 부정적 사건을 막을 도리는 없어요. 일단 찾아오면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지요. 다만 그 끝에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면 고통에 지지 않을 수 있어요. 고통이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는 인식의 전환이요. 행복과 즐거움도 물론 소중해요. 하지만 나와 타자에 대해 간절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건 반대의 감정이에요. 삶의 우선순위를 통렬하게 고민하게 하지요. 부정적 사건이 벌어지면 저는 자문합니다. ‘자,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키고 싶은 게 뭐지?’라고요.”





원화를 모아둔 서랍. 아크릴 물감, 크레파스, 파스텔 크레용, 색연필, 사인펜, 동판화 등 작품마다 매우 다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다. 서랍 가장 위쪽에 놓인 건 최근작 <늙은 산양 이야기>의 원화다. 판화를 어렵게 배워가며 한 작업으로 몸을 많이 써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한계치를 넘어가니 정신이 오히려 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해란 작가



고정순 작가의 책들. 해란 작가


―27살에 발병한 다발성통증증후군이 진행되면서 심장 판막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손아귀에 힘이 풀려 끈으로 붓과 손을 단단하게 동여매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셨어요. 질병이라는 시련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계신지요?

“질병 덕분에 정신승리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지요.(웃음) 고통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지 자꾸 생각해요. 예전에 의료 민영화 시도가 있었을 때, 제일 먼저 광화문에 달려간 사람이 저예요. 장애인 학우들과 공부 모임도 계획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독선적이고 불같은 성격이었어요. 질병이 공감할 줄 아는 사람으로 바꿔주는 것 같아요. 저만 외톨이인 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정말 아픈 사람이 많더라고요. 발병 초기에는 억울함과 두려움에 짓눌려 있었는데, 이제는 역으로 저의 고통을 팔고 다녀요. 강연 가면 초반에 이렇게 말해요. ‘저의 생애주기와 작품을 떼어놓을 수 없어서 제 강연은 사연팔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요.(웃음) 몸이 불편한 독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제 고통을 전시하는 것도 괜찮아요. 고통으로 연대할 수 있다면요.”

―<가드를 올리고>에서 내내 얻어맞던 무명의 복서는 겨우 일어나 만신창이가 된 얼굴로 희미하게 웃어 보입니다. 그리고 다시 가드를 올리죠. <늙은 산양 이야기>는 죽음을 향해 가는 이야기인데, 그 안에 유머가 있어요. 끝끝내 웃음을 선택하는 이 기묘한 힘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정신적 유산 같아요. 무허가 흙집을 벗어나려고 밤낮 가리지 않고 시장에서 일하시면서도 늘 유머러스하셨어요.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 어머니를 모셔 오라고 한 적이 있어요. 성적 나쁜 꼴찌 그룹 학생들은 야간대학 지원서를 써야 해서요. 상담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바깥에서 기다리던 저는 창피함이 몰려왔죠. 그런데 교무실에서 나오는 어머니가 밝게 웃으시는 거예요. ‘야, 여기 모인 애들 중에 네가 공부 제일 잘한대. 네가 1등이란다야.’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막내 이모가 알려주셨어요. 그날 어머니가 이모를 붙잡고 엄청 우셨대요. 제가 온전한 개인으로 홀로 서지 못할 것 같다고요. 그런데도 당신의 불안의 무게를 딸에게 전가하지 않으려고 제 앞에선 농담을 하신 거예요. 어머니 영향인지 저도 코너에 몰렸다고 느낄 때는 팍 웃어버려요. 안 웃으면 어쩔 거예요? ‘내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을 때는 화, 원망 등 다른 감정이 올라올 수도 있죠. 하지만 진짜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는 웃음밖에 기댈 곳이 없어요. 웃는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웃다 보면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질 수 있고 무게를 견디기가 조금은 수월해지지요.”


고정순 작가는 초기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연필 스케치를 하고, 펜으로 윤곽선을 똑떨어지게 그린 후 색으로 채우는 방식을 취했다. 그 방식이 갑갑하고 표현력이 떨어지는 그림을 만든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여러 바탕색을 겹치고 쌓으며 우연히 만들어지는 질감 위에서 연습 없이 곧장 그리는 방식을 좋아하게 되었다. 해란 작가


건강한 단념, 산뜻한 체념

―누군가의 눈에는 열악해 보일 수 있는 나의 환경을 수긍하고 아끼는 마음이 산문집 <안녕하다>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원망 대신 감사를 선택하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요?

“제가 아는 긍정은 ‘뭐든 할 수 있다’는 무한긍정의 희망과는 달라요. 저는 현실 인식을 먼저 합니다. 결여, 결핍,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의 제한된 범위가 생겨요.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나아가 환경을 이용하는 법을 찾아요. 일례로 통증이 너무 심해 침대에 누워만 있던 때가 있었어요. ‘이런 자세로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A4용지를 접어서 백지 견본 책을 만들고 그 위에 연필로 끼적일 순 있겠더라고요. 그때 약 50권의 견본 책을 구상했는데, 거동이 나아진 후 나온 책 대부분이 이때 구상한 작품이에요. 제가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좋아해요. 아버지 때문에 출셋길이 막혔다고 아들이 한탄하자 선생이 이렇게 말하죠. ‘이제 진짜 공부가 시작된 거다. 벼슬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거라.’ 이 말이 저에게 깊게 다가왔어요. 어차피 데뷔도 늦었고, 몸도 아프고, 많이 배운 사람들처럼 세련되지 못할 바에는 촌스럽더라도 진짜 내 이야기를 하자 마음먹었어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홀가분해지면서 다시 해볼 힘이 생겨요.”

살면서 단념 혹은 체념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노력 여부와 관계없이 가질 수 없는 것,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 하지만 온 세상이 불가능은 없다고 떠드는 통에 ‘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에는 패배자가 된 기분에 시달리고 속이 꼬인다. 건강한 단념, 산뜻한 체념을 배울 순 없을까.

어떤 종류의 웃음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훗 웃어버리면 부정적 감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소가 쉭 빠져나간다. 끓다가 터져버리지 않게 적정 압력을 지켜준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빛바랜 경구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런 웃음은 행복의 원인도 결과도 아니다. 태도다. 방향성에 대한 선택이다. 조건 없이 삶을 사랑하고, 단서를 달지 않고 생을 붙들기로 결심한 사람의 의지다.



고정순 작품 목록

2013년, <최고 멋진 날>, 웅진주니어

2014년, <솜바지 아저씨의 솜바지>, 낮은산

2016년, <슈퍼 고양이>, 웅진주니어

2016년, <안녕하다>, 제철소

2017년, <점복이 깜정이>, 웅진주니어

2017년, <가드를 올리고>, 만만한 책방

2018년,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봄나무

2018년, <엄마 왜 안 와>, 웅진주니어

2018년, <철사 코끼리>, 만만한 책방

2019년, <아빠는 내가 지켜줄게>, 웅진주니어

2019년,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노란상상

2020년, <시소: 나, 너 그리고 우리>, 길벗어린이

2020년, <나는 귀신>, 불광출판사

2020년,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만만한 책방

대표작

<가드를 올리고>

작가 소개

야간 전문대학에서 공예를 공부하고 진로를 모색하던 20대 어느 날,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와 <새벽>을 읽고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지망생으로 12년을 보냈다. 오래 쌓아둔 이야기를 몽땅 풀어놓듯 거침없는 속도로 신작을 낸다. 연필, 오일 파스텔, 유화 물감, 콜라주, 판화 등 작품마다 재료를 달리 쓰는데, 화풍을 결정하는 건 체력이다. 아픈 몸을 살지만, 입담과 유머감각은 누구보다 살아 있다.





▶ 최혜진. 사람을 인터뷰하는 에디터이자 미술과 문답한 과정을 글로 쓰는 작가.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우리 각자의 미술관>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등을 썼다. 삶에 위로를 받고 싶을 때면 늘 그림책이 곁에 있던 것을 생각하며,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과 ‘세상을 돌파하는 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격주 연재.파워볼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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